체험후기

가발 제작 기술 30년! 위그피아

친정나들이 와 가발후기

위그피아 4,925회 18-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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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벌써 1년이 되어 가네요. 세월이 왜 이다지도 빠른지.
멀리 있단 핑계로 병석 아버님께 전화 안부만 나누며 애타는 맘을 서로 위로 하곤 했지만, 이젠 전화 통화 마져도 버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면 더욱 더 안타까웠지요...
답답한 마음에 고국방문을 결심..!. 20년 만의 방문..떨리고 또 설레였죠..
눈 부시게 발전한 고국의 모습에 얼이 나간 나는 그냥 바보아줌마가 따로 없었죠...

아버지 눈엔 사랑으로, 내 눈엔 죄송함으로 우린 서로 그렇게 눈을 마주치고... 우리의 20년은 어제와 오늘이 되어 버린 듯 했어요. 서러움이 내 어깨에 매달려 날 거세게 흔드는 느낌이랄까...
가족 들은 날 위로하더군요. 좋은 나라에서 애들 교육 잘 시키고,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좋은 직장 마다하고 이민가더니만....
그 꼬라지가 뭐냐며 칠순 가까운 큰언니가 날 어루만지며 안스러워 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아무리 "아냐~ 나 잘 살고 있어, 애들도 공부 잘해서 이젠 좋은 직장 다녀~ " 해도 내말을 믿지 않더군요...

머리카락이 빠져 정수리가 휑한데도, 그냥 저렇게 다니는 걸 보니,
오죽 사는게 힘 들었으면 아버지를 붙잡고 저렇게 서럽게 울고 있을까? 하고 생각했나봐요... 내 생각이지만...
내가 너무 초라해 보였나..?
집 떠난 팍팍한 외국생활에 나 자신을 가꾸며 살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을 하였지요...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갑자기 죄스러운 마음에, 남은 몇 가닥 머리카락에 뽀글이 펌이라도 하고 올걸 그랬나 하고 후회했지요..

그렇지 않아도 출발 전에 서울에 가면 가발을 하나 장만 할 요량으로,
틈만나면 이곳 저곳 탈모 관련 웹싸이트를 뒤지는 중 위그피아를 알게 되었어요.

탈모웹사이트에 제법 후기 평이 좋아 보이는 위그피아에 상담예약했어요.
사실 후기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지는 요즘 세태에 잠깐의 망설임도 있었지만, 나로선 별다른 대안이 없었어요... 제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었으니..

토요일 오후 탑커버 단발길이 가발을 오더했어요..  찾을 때 맘에 들어서 1개 더 오더하게 되면 30%인하하기로 가격을 절충하였지요.
샵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공간으로 인테리어가 되어있었고, 특히 내 담당직원의 친절한 태도가 맘에 들었어요.
짜임새 있는 시스템과 전문적인 컨설턴트와의 상담에 이내 마음이 안정 되었구요..

가격은 경험치가 없어 비교할 수가 없으나, 가발값은 절대 만만치 않았구요. 5일 후 찾으란 말을 듣고 친정으로 돌아왔어요.

다음 날 언니 동생과 함께 수안보에 갔고,.
여전히 내머리를 번갈아 보며 안스러워 하더군요.. 난 머리에 수건을 둘러버렸지요...
그렇게 꿈에 그리던 친정생활이 흐르고 있었고...가발을 기다리는 그 5일이 갑자기 길다고 느껴졌어요....

목요일 오후 가발을 찾으러 위그피아로 갔어요..
내 가발의 펌과 염색은 미리 해 놨으니, 이젠 내머리만 손질하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처음 상담했던 컨설턴트가 내 머리에 펌 염색 크리닉을 정성스레 하고 있었고. 아마도 1시간 반 걸린다고 하더군요...
제대로된 미용서비스 한번 받을 여유도 없이 지내온 타향살이 찌꺼기가 사르르 녹아내렸고. 행복이 밀려왔죠... 두근 반..설렘 반....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너무나 어색했고 낮설었지만...
스스로의 모습에 너무 만족하였지요...
나의 젊은 날이 생각나고... 정말 행복하였지요...
아~ 이 모습이 정녕 내 모습인가?
20년 만에 찾아온 고국 나들이의 보상인가?
거울 속 난... 이미 내가 아닌 나 인듯 한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단 숨에 친정으로 달려갔죠.
아버지께 눈을 마추어 드리며 아버지 마음 속에 나에 대한 근심이 조금이라도 없어졌으면 하고 기도했어요.
친정 식구도 한 시름 놓았다며 본인들이 훨씬 더 좋아하더군요...
짧은 3주간의 고국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환송 나온 친정 식구들에게,
난 집에 가서도 절대 가발을 벗지 않겠노라고 약속하고서야 출국장을 나설 수 있었어요.
고마운 가족 들.....

요즘 나는 "고향에 갔다 오더니 10년은 젊어졌다"는 인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여성의 탈모는 "쉬쉬"하기 때문에 숨어 있는 정보로만 알았지요. 
많은 탈모 관련 웹사이트에서 느꼈지만 많은 여성탈모자의 고민이 삶과 죽음을 넘나들 정도의 고통이라는 것에 나 스스로도 놀랐지요.
그런 실정에 이번 여행에서 만난 위그피아는 사막의 오아시스나 다름 없었어요.

20년 만의 고국방문! 고마운 여행이었습니다.
그 고마움에 제 못난 사진 한장과 두서 없는 여행담을 적어 이렇게 올려 봅니다. 
위그피아 관계자 여러분 만나서 반가워요~ 감사합니다.